기업뉴스

  • '제과 1위' 오리온, 중국 발판으로 바이오 출격 2023-02-10 | MoneyS
  • 바이오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오리온그룹이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로 신설법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편입하면서 기반을 다졌다. 오리온의 차별화 전략은 ''중국''이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활용해 바이오 사업을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 발굴… 中 진출 파트너로 ''스타트''

    오리온그룹은 2020년 산둥루캉의약과 합자계약을 체결하면서 바이오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월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산둥루캉하오리요우)가 출범하면서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했다.

    오리온그룹은 국내 우수 바이오 기업을 발굴하고 중국 합자법인를 통해 중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한·중 제약·바이오 발전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국내 바이오 기술을 최종 선정하면 산둥루캉하오리요우가 중국 내 임상 및 인허가를 추진하고 제품 생산과 판매를 맡는 방식이다.

    오리온그룹이 그동안 중국에서 다져온 브랜드 파워와 시장의 높은 신뢰도, 사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우수 바이오 기술을 현지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서다. 이같은 플랫폼 사업을 통해 초기 바이오 사업역량을 키운 후 장기적으로는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신약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오리온그룹이 초기 바이오 사업으로 공략하고 있는 분야는 ''암 중증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진단키트와 결핵 백신이다.

    오리온그룹은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통해 2021년 5월 국내 암 체외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체외진단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대장암 체외진단용 기술 사용에 대한 계약금, 사업진행에 따른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매출 발생에 따른 로열티 등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같은 해 11월 중국 현지에 암 체외진단 제품 양산을 위한 실험실과 생산시설 등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지노믹트리는 중국 내 임상시험 및 인허가를 위한 기술 지원을 맡는 등 대장암 체외진단 제품의 상용화까지 지속해 협력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에는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 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 결핵백신 개발 관련해 중국 산둥성 지닝시와 ''중국 백신 개발사업 지원·협력 계약''을 맺었다. 특히 중국 바이오 시장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인 공장 부지 확보와 인허가 등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산둥루캉하오리요우는 지닝시 고신구에 위치한 바이오 산업단지 내에 백신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약 4만96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산둥성 정부와 지닝시로부터 공장 생산설비 구축 및 인허가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현재 백신공장 착공을 시작했으며 올해 완공을 목표로 9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백신 생산설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결핵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염성 질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BCG만이 백신으로 상용화되어 있으나 성인용 백신은 전무하다"며 "특히 중국 정부에서도 결핵을 중점관리 전염성 질병으로 지정하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 결핵 백신 개발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리온그룹은 암 체외진단 키트와 결핵 백신에 이어 세 번째 바이오 사업으로 시린 이, 치주질환 등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치과치료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와 하이센스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각각 60%, 40%의 지분율로 치과질환 치료제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오리온그룹은 합작회사를 통해 하이센스바이오가 보유한 시린 이, 충치, 치주질환 등 치과질환 전문치료제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내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 및 임상 인허가를 추진할 방침이다. 향후 구강청결제, 치약 등 의약외품뿐만 아니라 식품 소재 영역까지 진출하는 게 목표다.

    하이센스바이오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상아질 및 치주조직 재생 원천기술의 기반이 되는 ''코핀7(CPNE7)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 개발에 성공하고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 총 11개 국가에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시린 이 치료제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현재 국내 임상 1상 시험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펩타이드가 신체 구성물질 중 하나인 만큼 인체에 무해해 타 신약대비 임상기간이 짧아 조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리온그룹은 사업 진행 경과에 따라 자본금을 165억원까지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넉넉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오리온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066억원에 달한다. 2019년 3분기 말 1888억원 수준에서 3년 새 4배 넘게 불어났다.

    오리온 관계자는 "암 체외진단 키트, 결핵 백신 개발에 이어 치과질환 치료제까지 바이오 사업영역을 확대했다"며 "바이오 사업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제품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