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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쏭달쏭 中세법]12 - 세금계산서도 여러 개, 연말 소비시즌 유의 2021-11-12 | 파이낸셜뉴스
  • 세법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국내법이 아니라 중국법이라면 더욱 난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대강 봐서 넘기기는 불가능합니다. 자칫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문턱이 낮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접근해야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중국과 대외 거래를 하거나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상인들로부터 자주 듣는 하소연입니다. 주중 한국대사관 국세관과 중국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중국 세법에 대한 시리즈를 게재하기로 한 이유입니다. 다만 세법은 사례가 다양해 일반적인 사항만을 담았습니다. 구체적인 세법 적용은 별도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최대 쇼핑 이벤트인 광군제(11·11 쌍십일 쇼핑축제) 등 연말 본격적인 소비 시즌이 열리면서 한국 기업들도 바빠지는 시점이 됐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구매자에게 발급하는 세금계산서 수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종류별로 다르고 허가 수량·한도액만 발급 가능
    중국 세금계산서는 파피아오(发票)로 불린다. 세금계산서의 형식과 종류, 기재사항, 사용범위는 세무당국이 규정·관리하며, 지정 업체만이 세금계산서를 제작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세금계산서는 실질적인 거래 발생과 대금을 받았다는 자료다. 또 증치세(한국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의 증빙으로도 인정된다. 아울러 회계기장, 기업소득세 계산시 비용이나 원가 등의 자료로도 활용된다. 반면 세무당국은 세금계산서를 통해 기업들의 거래관계·현황·규모 등을 파악한 후 세금징수나 세무조사 기본 도구로 사용한다.

    그러나 중국은 세금계산서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와 차이점이다. 일반기업이 매매거래에서 흔히 접하는 증치세 전용세금계산서 및 보통세금계산서 외에도 특정 품목에 적용되는 자동차판매세금계산서, 농산품판매·구매세금계산서, 통행비세금계산서 등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세금계산서인 증치세 전용세금계산서와 보통세금계산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구매자가 증치세 매입세액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느냐 여부다. 증치세 전용세금계산서와 달리, 보통세금계산서는 구매자가 매입세액 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
    일반납세자인 기업이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증치세 전용세금계산서를 발급해 구매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개인이거나 △판매한 재화가 면세상품인 경우 △대형마트 등 소매기업이 담배·주류·식품·의류·모자·신발·화장품 등의 소비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증치세 보통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한다.

    중국세무법률&컨설팅 한정훈 회계사는 “한국 간이과세자와 유사한 소규모납세자는 이전에는 원칙적으로 증치세 보통세금계산서만 발급하고 전용세금계산서는 세무국을 통해 대리발급만 가능했다”면서 “업종별로 전용세금계산서 발급이 점차 확대되어오다가 2019년부터 모든 업종의 소규모납세자가 전용세금계산서를 자체적으로 발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금계산서는 세무국에서 구매해 사용해야 한다. 세무국은 세금계산서 제작이 허가된 제작회사가 제작한 종이형태의 세금계산서를 납세자에게 제공한다.

    한정훈 회계사는 “세금계산서 허위발급 등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제공할 때 엄격한 관리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무국은 각 납세자의 납세신용도 등을 감안하면서 세금계산서 구매수량과 발급한도액에 제한을 두고 있다. 예컨대 세금계산서 구매할 때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최대 수량을 25장으로 제한하고, 각 세금계산서 발급 건에 대한 한도액을 10만위안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새로 신설되는 일반납세자 기업이라면 일반적으로 한 달에 25장 이하의 증치세 전용세금계산서를 구매할 수 있으며 발급한도액은 10만위안 이하로 결정한다. 향후 회사의 규모와 거래상황에 따라 수량이나 발급한도액의 상향조정이 필요다면 세무기관에 증량 또는 증액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발급가능액을 100만위안 이상 신청할 경우 사전에 세무기관의 현장점검이 진행되기도 한다.

    납세신용도가 높은 기업은 실제 거래량과 거래금액에 근거해 세금계산서를 구매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2~3개월치 전용세금계산서 예상 수요량을 한꺼번에도 살 수 있다.

    ■속이면 엄중처벌·전자세금계산서도 도입
    허위발급에 대한 엄격한 법적용은 한국과 같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 경우 대금수취인(공급자)은 지급자(구매자)에게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한다. 농산물 구매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는 대금지급자가 대금수취자에게 발급하기도 한다. 세금계산서 발급 시에는 규정된 순서와 내용에 따라 사실대로 발급하고 세금계산서전용인감을 날인해야 한다. 재화의 품명이나 금액을 임의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

    주중 대사관 손영준 국세관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정부는 세금계산서 관련 위법행위에 대해 법에서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면서 “세금계산서 발급 시에는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실질적인 거래상황에 맞지 않은 세금계산서 발급 △타인에게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요구한 경우 △타인에게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소개한 경우 모두 세금계산서 허위발급행위에 속한다. 이는 위법소득 몰수와 50만 위안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그 위반정도가 엄중하다면 형법상 처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자세금계산서는 거래당사자가 온라인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세금계산서이다. 한국은 이미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중국에선 비교적 최근에 도입되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는 종이 형식의 세금계산서보다 교부가 편리하고 운영원가가 적으며 보관이나 관리가 쉬워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손영준 국세관은 전망했다.

    중국 전자세금계산서는 증치세 보통세금계산서부터 적용됐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 단계를 거쳐 2015년부터 전국적으로 증치세 전자보통세금계산서가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전자전용세금계산서는 2020년 일부 지역의 신설납세자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됐다. 올해 1월부터는 베이징 등 25개 지역의 신설납세자가 추가돼 전국적으로 시행 중이다. 향후 신설납세자뿐 아니라 단계적으로 모든 납세자에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손영준 국세관은 “과도기적 조치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납세자는 종이형식의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도 있다”면서 “구매자가 종이형식의 세금계산서 발급을 요청할 경우 그에 응해야 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지우 기자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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