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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경제공작회의, 뉴노멀(新常態), 강인성(靭性)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2014.12.12)
2014-12-15
(저자: 컬럼니스트 쉬친-徐瑾)
중국에서 연말에 진행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경제에 관심 가지는 모든 사람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행사이다. 이는 내년도 경제 방향을 정하는 행사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정부의 정책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회의록이 발표된 후에는 그에 관한 해설이 전국을 뒤덮곤 한다.
이 회의는 공식적이고 권위적인 행사이기도 하면서 또한 기밀사항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중국 경제정책의 맥락을 엿보고자 한다. 하지만 필자는 올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당초 예측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었다고 느꼈는데, 어쩌면 이것이 "뉴노멀(新常态)"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중국의 경제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운데, 향후 중국의 경제정책이 점점 안정 기조로 변모하면서 불확실성이 대폭 줄어들 전망인데, 이는 시장에 있어서는 사실 좋은 일이다.
"뉴 노멀"은 여전히 핫 키워드이다. 사실 올해 12월 개최된 중국 정치국 회의에서 이미 2015년은 "12•5 규획"을 전면적으로 완성하고 결산하는 해라고 지적하면서, "경제발전의 뉴 노멀 상황에 적극 적응하고, 경제 운행을 합리적인 구간 범위 내에서 운용하며, 안정 가운데 전진을 추진한다는 것이 업무의 기조"라는 신호를 제시한 바 있었다.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나타난 기본방향도 이와 똑같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농담 삼아 중앙경제회의를 "정치국 회의의 확대판"이라고 묘사해 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뉴 노멀"에 대한 각계의 해석이다. 해외에서 갓 귀국한 한 경제학자는 사석에서 곤혹스러워하면서 "뉴 노멀"이 대체 무엇이냐고 질문한 바 있다. 이 질문은 어쩌면 "뉴 노멀"이라는 용어에 대한 열정이 학술계보다는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 중국에서 쓰이고 있는 "뉴 노멀"이라는 용어와 그 정책 지향점은 굉장히 많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원래 "뉴 노멀(New Normal)"은 자산운용사 PIMCO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사용한 신조어로서, 일반적으로 거시경제가 번영기를 지나 쇠퇴기를 겪으며 정상적으로 회복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올해 "뉴 노멀"이라는 용어가 크게 유행하면서 그 해석도 다양하게 범람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경제공작회의에서 "뉴 노멀"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정의를 내리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새로운 투자기회 속출, 원가우세 전환, 인구 노령화의 일상화 등 기존부터 예측되던 것들 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 문제이다. 중국 정부는 경제 리스크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높은 레버리지와 버블 등 각종 리스크가 상당기간 더 지속될 것이다... 과잉설비 문제를 전면적으로 해소하는 동시에, 시장시스템을 통해 미래 산업발전 방향을 탐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은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이는 또한 향후 레버리지를 낮추는 과정에서 어떻게 리스크를 함께 낮출지, 이른바 "지뢰 제거"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 "뉴 노멀"이라는 용어가 이토록 유행하고 있는 상황을 다시 돌아보면, 이는 글로벌 경제의 등락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여전히 위기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버블시대의 번영과 레버리지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 모든 나라 지도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경제를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심지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최근 회원국들에게 대담한 정책으로 경제성장을 추구하여 "새로운 평범(new mediocre)"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역사를 살펴 보면, 경제 분야에서 평범은 "악(惡)"이 아니라 평상적인 상황이다. 성장하지 않는 것이 노멀 상태이고 고도성장이 오히려 특수한 경우이다. 소위 "뉴"라는 것은 최근 십여 년에 걸친 "습관" 때문에 나온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화와 느슨한 감독관리 제도 등 요인들이 작용하여 좋은 시절을 보냈지만, 이는 결국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잔치는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일단락되었고, 현재 글로벌화 수준은 2007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앙경제회의에 대해 각 매체에서 총결산 식으로 요점을 정리하고 있는 것들 외에, 필자는 가장 재미있는 것이 "강인성(靭性)"이라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회의록에서는 "강인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수년 동안의 중앙 경제공작회의에서 처음 나타난 표현이다. 좀 더 자세히 생각해 보면, 정부가 이 개념을 제기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사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 APEC 회의 연설에서 발언한 바 있었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뉴 노멀"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하면서, "중국경제의 강인성은 리스크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세 가지 측면에서 "뉴 노멀"을 설명하였는데, 속도 측면에서는 고속성장에서 중상급 속도의 성장으로 전환되고,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경제구조가 계속 고도화 업그레이드되며, 성장동력 측면에서는 요소 및 투자 동력에서 창조혁신 동력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하였다.
이 개념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큰 흥미를 나타냈다. 예를 들어 장쥔(張軍) 복단대학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즈 중문사이트에 기고한 《중국경제의 강인성》에서, 중국과 동아시아 각국은 "강인성" 경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들의 발전 경험을 이해하는데 "강인성"이라는 개념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현재 중국 경제에는 물론 비관적인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때로는 이런 것들이 정책과 체제의 적응과 변화를 촉진하기도 하고, 창조적인 파괴를 통해서만이 새로운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면서, 경제주체가 강인하게 변하면서 발전하려면, 정부와 시장 간의 선순환 구조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경제가 매번 충격을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는 것은 독특한 특성을 지녔기 때문인데, 그 한 예가 "강인성"일 수도 있다. 한 가지 첨언하고자 하는 사항은, 거시경제는 자체적으로 상승과 하락 주기를 가지고 있고, 경제 규율은 흔히 주관적 의사와는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어쩌면 "강인성"은 그 자체가 경제의 일정한 주기를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진핑 주석은 2011년에 미국경제는 강인성과 자아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인성"은 때로는 피동적 상황을 나타내는 느낌으로서, "뉴 노멀" 정책 방향과 상당히 일치되는 부분이 있다. 필자가 기대하는 중국의 "뉴 노멀"은 경제 잠재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스스로 성장목표 예측치를 낮추고 동시에 경제주기 하에서 순서에 따라 레버리지를 낮추고 과잉설비를 줄이는 방향의 개혁을 단행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뉴 노멀"의 핵심 의의는 고속성장이 끝나면 더 이상 고속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고, "뉴 노멀 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부양을 하지 않는 것이며, 소위 "강인성"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돈이 된다고 임의적으로 무엇이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번 경제주기와 대조해 살펴보면, 대규모 경기부양은 일시적인 효과는 볼 수는 있지만 경제를 근본적으로 구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08년 이후 중국은 위기에 대응하여 4조 위안 부양정책을 내놓았고, 이를 통해 중국경제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고 홀로 성장했지만, 그와 동시에 채무 위기와 과잉 설비의 문제점을 심어놓으면서 많은 경제문제를 야기하였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지방채에 비교하면 기업 부채는 그다지 주목받지 않고 있는데 이 또한 시장의 취약한 한 부분이다. 신용평가기관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공공 채무와 개인 채무 총액은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여 현재 중국 GDP의 두 배를 초과하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엔진 역할을 해 온 중국이 이제 더 이상 고속 성장을 추구한다면 이는 세계경제에 있어서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중국이 이를 통해 일본이나 한국이 겪었던 위기를 피할 수 있다면, 이는 세계경제 안정에 공헌하는 것이다.
"뉴 노멀"이든 "강인성"이든, 모두 과거 가졌던 GDP에 대한 맹신을 버린다는 의미이다. 이 점은 또한 국내외 인사를 막론하고 공감을 얻고 있는 사항으로서, 중공중앙 정치국위원이자 상해시 당서기인 한정(韓正)이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을 예로 들 수 있다. 인터뷰 중 상해시가 성시별 GDP 순위에서 꼴찌인 것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그는 당당하게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히면서, 회의시 GDP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상하이의 모든 구와 현에서 GDP 실적 요구를 완전히 취소했다면서, "중국은 개혁개방 30년 동안 고속성장을 이미 이루었다... 오늘날 상하이의 경제성장률은 절대 두자리 숫자가 될 수 없고,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도 없다. 상하이가 만약 7% 수준을 달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면, 그보다 조금 많든지 적든지를 떠나서 내 생각에는 이미 기적적인 결과라고 본다. "
중국이 "뉴 노멀"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전환기의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30년간 이어진 두 자리 숫자의 경제성장 전설 시대는 종결되겠지만, 만약 사회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개혁 신호를 안정시킬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일반 민중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기대할 만한 미래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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