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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고자료] 외국기업인이 밝힌 중국 공무원과의 관계구축 (싱가포르 연합조보 2014.12.01) 2014-12-12
  • 11월은 매장 관련 사교활동으로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국적 기업가인 케빈이 경영하는 회사는 보름 동안 두 차례 연속으로 중국 공무원 대표단을 접대했다. 하나는 그의 중국투자 기업과 간접적으로 연관된 개발구의 시찰단으로서, 이 대표단의 최고위 관료는 개발구 산하 부서(局)의 국장 비서(助理)였다. 다른 하나는 해당 업계의 중앙 관료 및 학자 대표단으로서, 단장은 한 중앙부서의 처장급 인사였다.

    케빈이 십년 이상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면서 업무가 확장됨에 따라 이러한 대표단 방문은 점점 늘어났고, 매월 한 번 이상 계속되기도 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지난해부터 공무원들의 해외 시찰을 엄격하게 통제한 이후로는 당연히 이러한 접대가 다소 줄어들었다.
    케빈을 비롯해 여러 외국기업의 경영자들이 추산해 본 결과, 이러한 시찰단을 접대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파생되는 거래는 많지 않았고, 접대하는 공무원들의 직위가 높지 않으므로 투자시 특별한 우대를 받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케빈은 일정상 가능하기만 하면 본인이 직접 접대하거나 회사 고위직원들을 시켜 시찰단을 접대하고 환영 연회를 열어주곤 했다.

    케빈은 나중에 돌아올 이익을 먼저 따질 필요는 없다고 여기는데, 그는 비즈니스에서 이득만 취하려 하거나 투자를 하기도 전에 돌아올 이득을 먼저 질문하는 것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동료들에게 방문한 공무원들의 직급이 낮다고 대충 접대할 생각은 말라고 강조하면서, 대표단을 한번 더 접대할 때마다 관료를 더 알게 될 테고, 나중에 그들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는 자신의 기업도 커지고 직위가 낮았던 공무원도 승진해 있을 테니, 기회는 미래에 있다는 것이다.

    사회는 현실이다. 비록 중국공산당 중앙에서 추진하는 반부패 운동의 영향으로 공무원들과 재계간의 접촉방식이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많은 외국기업 경영자들은 단기적인 시각으로 이러한 관계를 따져서는 안 되고, 먼저 씨를 뿌리고 경작을 한 다음에 수확을 따지는 것이 순서라고 여기고 있다. 세계 어느 지역에서 경영을 하더라도, 고위직 관료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의심할 여지없이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정책설명, 서류신고, 프로젝트 심사허가 및 그 후속조치 등 구체적 업무에서는, 일선에서 근무하는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적으로 진척속도와 효율성을 결정하게 된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가진 많은 싱가포르 기업인들은 높은 관료를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이익이 되는 일이지만, 실제로는 일선 공무원들이 각 부서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접하면서 업무절차와 해결방법을 알고 있으므로, 고위직 관료를 아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도 존중해야만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사실 낮은 직위의 공무원을 접대하여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하나의 예술이다. 그런데, 어떤 외자기업은 결과를 내는 데 급급해 투입 단계에서 산출량을 미리 계산하곤 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외업무 추진 영역이 점점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필요성이 생긴 뒤에야 또는 부득이한 상황에서야 의도적으로 하위직 공무원에게 접근하게 되면, 모두가 이해득실만을 따지게 된다.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해 준 한 싱가포르 재계 인사는 “고위관료만 쫓아다니며 하위직 공무원과의 관계에 소홀하면” 자신의 보폭을 스스로 속박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중공 중앙에서 반부패 척결운동을 추진하며 관료와 재계의 이익 연결라인을 차단하면서 정책 제도를 점점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으므로, 기업가들에게 있어서는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장기적인 대책으로 굳어지고 있다.

    현재는 관료들이 기업인들과 소통할 때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고위 관료가 직접 나타나지 않고 하위 직원에게 업무처리를 맡기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서의 일반직원이나 처장 등과 양호한 업무 관계를 맺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되었다.

    이밖에도, 어떤 프로젝트의 심사허가 단계에서는 전문가 평가위원단을 구성하여 연구 검토를 시행해야 한다. 만약 외자기업이 평소에 고위직 접대만 중시하고 업계 관련 학자나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소홀히 했다면, 기업의 업무 전개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 이와 반대로, 만약 기업이 직접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일관되게 차별 없이 각계 인사들을 대해 왔다면, 전문가 심사 때에 당연히 무형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필요가 생긴 다음에 임시로 관계를 맺으려고 동분서주하며, 특정 시기에 특정 전문가와 만나 무언가를 모색한다면 외부의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없다.

    한 외교관은 기업이 평소에 시간을 들여 일선 관리들과 교분을 나누면 점차 노하우가 생겨나면서, 상대방이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 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게 된다고 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하위직에 있을 때 적절한 관계를 구축한다면, 그가 승진한 후에는 설사 속한 부서가 직접적으로 업무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하위직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 왔다”는 감정이 당신의 인품을 판단하는 지표로 작용할 것이므로, 이러한 “신용과 명예”야말로 진정한 무형자산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