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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고자료] "아베경제학" 후광 상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2014.8.28) 2014-09-05

  • 한때 폭발적 인기를 누리며 비평을 불허하던 "아베경제학"이 의혹과 질타의 시선을 받고 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한 가지는 아베 신조 본인은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일반대중은 그다지 반기지 않는 사업에 정치역량을 집중 투입하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군대 운영을 제한하는 헌법 규제를 완화하거나, 2011년 후쿠오카 원전사고 이후 중지되었던 원자력발전소를 재건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아베 신조의 정치적 자산으로 여겨지던 정책 자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GDP가 연산 기준으로 무려 6.8% 감소하였다는 성적표를 공식 발표하기 이전부터 아베 신조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심은 이미 커지고 있었다.

    평소 아베 신조를 지지해 왔던 산케이신문은 이번 7월 "아베경제학"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앞서 이 신문은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베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여러 민간조사에서 아베 신조의 지지율은 대체로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임 첫 해 여러 매체에서 조사되었던 70% 이상의 지지율보다 대폭 하락해 있다.

    로버트 펠드만(Robert Feldman) 모건스탠리MUFG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경제학이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과 일반인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모두가 우려하던 2분기가 지나간 이후 일부 경제지표가 회복된다 해도 "회복속도가 느려, 반등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아베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지적되던 과제는 구조적 개혁을 통해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었다. 즉 그의 3대 회복전략에서 소위 "3가지 화살"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가 문제였다.

    아직까지 이 문제는 여전히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기회를 놓진 부분도 존재한다. 이제는 낙관주의자들조차 감독관리 완화를 비롯한 정책계획들이 수년간 시행되었지만, 이런 정책이 성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더욱 긴 세월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사람들은 "아베경제학"의 핵심적인 효력에 대해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즉 재정정책 및 통화량증대를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의심하고 있다.(특히 후자 쪽을 더욱 의심)

    이 문제는 최근 저조했던 GDP 통계 때문에 제기된 것이 아니라 더 일찍부터 제기되어 왔다. 각계에서는 이미 GDP가 저조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 왜냐 하면 4월 1일부터 일본이 소비세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일본경제 둔화폭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더 큰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세 인상을 앞두었던 1분기 경제의 상승폭 또한 당초 예측을 넘어섰었다. 실제 상황은 많은 사람들이 소비세가 인상되기 전에 앞당겨 지출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전체적인 경제상황으로서, 일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소비세와 관련된 GDP 하락을 제외하면, 2013년 중반부터 2014년 중반까지 일본경제의 실질 경제성장은 거의 0에 수렴한다. 이와 동시에, 일본 중앙은행(Bank of Japan)의 통화 확장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였다. 올해 6월 임금수준이 다소 상승하긴 했으나, 물가는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하였으므로 실제 수입은 1년 전에 비해 3.2% 감소하였다.

    심지어 "아베경제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현 상황이 당초 계획에 완전히 부합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들은 인플레이션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여기는데, 왜냐하면 소비자물가의 장기적 하락은 그들 정책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약속했던 "양호한" 인플레이션 순환(물가상승에 상응하는 수입 증대)이 이루어지지 못했음은 이미 확실한 상황이다. 물가상승은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 하루히코 쿠로다(Haruhiko Kuroda) 행장은 지난 주말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열린 중앙은행 행장 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는 대규모 통화 확장이 임금상승을 이끌어 내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우려되는 문제"라고 표현하였고, 이와 동시에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려는 노력은 겨우 "절반"의 성과를 이루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업과 노동자들이 물가상승을 일본의 새로운 일반현상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수입증가가 결국 물가상승을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는 "일본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2% 내에서 안정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경영자 측과 노동자 간 협상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아베경제학"은 현재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하루히코 행장도 이 어려운 시기가 "상당 시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였다.

    임금이 상승하지 않고 있는 것은 확실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 이윤이 기록적으로 높은 상황이고, 실질적으로 거의 완전취업(실업률 4% 이내) 상태에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임금 상승에 이상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제기한 수입 증대 요인에도 불구하고 일본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수입 증대를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클레이스(Barclays)은행 쿄헤이 모리타(Kyohei Morita)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11월 경부터 경제회복이 시작된 이래, 일본의 노동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이는 인구 구성비에 다른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간단히 말해서, 베이비붐 시대에 출생한 사람들이 퇴직하면서 고임금 세대 또한 그들과 함께 사라졌다는 것이다. 퇴직자들을 대체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겸직 인력이거나, 계약직 또는 다른 형태의 비교적 낮은 임금을 받는 직원들이 많은데, 여기에는 그들의 자녀들도 포함된다. "에코 베이비붐(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 세대)" 시기에 엄마들은 가장 어린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서 다시 노동시장에 복귀하는데, 대부분 낮은 임금을 받는 직종에 종사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다. 각 경제분야 재직자들의 임금은 상승하고 있지만 평균수입은 정체되고 있는데, 이는 임금이 높은 직원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의 구조적 변화도 "아베경제학"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낮은 엔화 환율을 유지하면서 토요타나 소니 같은 대형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지켜주는 것은 과거에는 일본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아베 신조 집권하에 일본의 환율이 20% 이상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후쿠오카 원전사고 이후 일본의 석유와 가스 수입이 증가하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많은 나라가 된 점이 일정부분 작용한 결과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일본기업들이 본토를 떠나 해외에서 생산하는 부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 자동자 제조업체를 예로 들어 보면, 10년 전 엔화 약세 시기 이후 해외에서의 자동자 생산량은 80% 증가하였는데 비해, 국내 생산량은 다소 하락하였다.

    아베 신조는 2015년 10월에 재차 소비세를 인상할 것인지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해야 한다. 이는 지난번 일본 정부가 명시한 소비세 인상정책의 두 번째 단계이다.

    만약 일본경제가 너무 취약해 졌다고 판단한다면, 그는 두 번째 인상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 GDP는 회복될 전망이고, 또한 일본 채무문제 해결에 관한 정치적 압력(특히 재무성의 압박)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이런 점들로 인해 아베 신조는 여전히 소비세 인상 압력을 받을 것이다.

    니케이 비즈니스(Nikkei Business Daily)가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0% 만이 2차 소비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이는 지난달보다 6%p 감소한 결과이다.

    다음번 소비세 인상폭은 지난 4월 3%p보다는 적은 2%p이다. 하지만 다음번 인상의 정치적 위험은 더욱 커 보인다. 아베신조는 2016년 중반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